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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O-RAN 아키텍처의 표준화와 기술적 기반
O-RAN(Open Radio Access Network)은 기존의 폐쇄형 장비 생태계를 탈피하여, 다양한 공급자들이 표준 기반의 네트워크 구성 요소를 상호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형 아키텍처를 지향한다. 이러한 구조는 사업자 간 상호운용성을 보장하는 기반이 되며, 특정 벤더에 종속되지 않고도 장비를 구성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O-RAN 아키텍처는 기본적으로 O-RAN Alliance에서 정의한 표준 문서를 따르며, DU(Distributed Unit), RU(Radio Unit), CU(Central Unit) 등 세부 모듈로 나뉘어 인터페이스와 프로토콜이 정의된다. 특히, O1(운영 및 관리), A1(RIC 간 정책 인터페이스), E2(RIC와 DU/CU 간 제어), Fronthaul(Open FH)과 같은 인터페이스의 명확한 정의는 장비 간의 물리적·논리적 연결성을 확보하는 데 핵심적이다. 이와 같은 기술적 기반이 표준화되어야만, 서로 다른 사업자 및 벤더 간의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충돌 없이 작동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상호운용성이 현실화된다.
2. 벤더 다양성과 이기종 장비 통합의 복잡성
O-RAN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다양한 벤더의 참여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복잡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서로 다른 벤더의 장비는 O-RAN 표준을 기반으로 설계되었더라도 세부 구현 방식이나 성능, 처리 방식에서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예를 들어, RU 제조사가 정의한 PHY 레이어 구현이 특정 DU 벤더의 스케줄링 메커니즘과 충돌을 일으키거나, CU와 DU 간의 F1 인터페이스에서 패킷 지연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이기종 장비 간 충돌은 단순한 상호연결 이상의 테스트와 검증, 그리고 지속적인 조율 과정을 요구하며, 이를 통합하고 조율하는 중간 계층 또는 중립 테스트베드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따라서 다양한 벤더 참여를 장려하면서도, 이들을 기술적으로 통합하고 조율하는 공동의 기술 리더십과 커뮤니티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3. 공동 테스트베드와 인증체계의 중요성
상호운용성 확보를 위해서는 이론적 표준 준수뿐만 아니라, 실제 환경에서의 연동 테스트와 인증이 필수적이다. O-RAN Alliance는 PlugFest를 통해 다양한 벤더의 제품들이 실제 네트워크 환경에서 연동되는지를 주기적으로 시험하고, 이를 통해 상호운용성의 수준을 평가한다. 이러한 테스트베드는 각국의 연구기관, 대학, 또는 글로벌 사업자 연합체가 공동으로 구축할 수 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통신 3사, 벤더사들이 함께하는 O-RAN 공동 테스트랩의 설립이 시도되고 있다. 또한 상호운용성을 인증하기 위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이에는 Open Testing and Integration Centre(OTIC) 인증과 같은 국제 인증제도와의 연계가 중요하다. 이와 같은 인증체계는 장비 제조사 간의 기술 신뢰성을 높이고, 사업자 간의 상호 네트워크 확장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테스트베드의 지속적인 확대는 결국 O-RAN 기반 상용망의 안정성과 신뢰도를 확보하는 길이 된다.
4. 사업자 간 연동 표준화와 협업 모델
O-RAN은 단일 사업자의 내부망을 넘어, 여러 통신사 간의 연동을 고려해야 진정한 상호운용성을 달성할 수 있다. 특히 로밍, 공동망, 스펙트럼 셰어링,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의 시나리오에서는 서로 다른 사업자의 O-RAN 시스템 간 실시간 통신과 제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사업자 간 연동을 위한 정책적, 기술적 표준화가 요구된다. 예를 들어, 서로 다른 사업자의 RAN Intelligent Controller(RIC)가 동일한 A1 정책을 통해 연동되어야 하며, CU-UP 간 S1/Xn 인터페이스를 통한 사용자 세션 핸들링이 무리 없이 동작해야 한다. 이러한 기술적 요구는 결국 사업자 간 협업과 정보 공유 없이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GSMA, TIP, O-RAN Alliance와 같은 글로벌 포럼을 중심으로 국내외 통신사들이 연합하고, 공동 개발, 공동 표준 제안, 공동 테스트와 같은 협업 모델을 통해 생태계를 구성해야 한다. 이러한 협업 구조가 강화될수록, 사업자 간 상호운용성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거버넌스의 문제로 진화하게 된다.
5. 규제와 정책을 통한 상호운용성 촉진 전략
O-RAN 기반 네트워크가 안정적으로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 및 규제기관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 현재 대부분의 통신 규제는 기존 폐쇄형 장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 개방형 구조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나 지원이 미비한 실정이다. 정부는 먼저 O-RAN 장비 및 플랫폼에 대한 기술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통신사 및 벤더가 이를 바탕으로 설계·구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공공부문 5G·6G 시범사업에 O-RAN 기반 네트워크를 우선 도입하고, 상호운용성 테스트 결과에 따라 가점을 주거나 지원금을 제공하는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O-RAN 상호운용성 확보를 위한 민·관 협의체를 구성하고, 기술 검증, 인증제도 도입, 교육·훈련 등 전반적인 생태계 육성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사업자들이 안심하고 개방형 기술을 채택하도록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맺음말
O-RAN은 통신 산업의 폐쇄적 생태계를 개방형 구조로 전환하는 역사적 이정표이며, 상호운용성 확보는 그 핵심 과제이다. 사업자 간, 벤더 간, 기술 간 경계를 허물기 위한 노력은 단순한 기술 개발이 아닌, 생태계 전체의 협력과 정책적 뒷받침을 필요로 한다. 궁극적으로 O-RAN이 약속하는 상호운용성과 유연성은, 공정한 경쟁과 혁신을 이끌고, 미래 네트워크 패러다임을 민주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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